[스크랩] 커뮤니케이션 비법-신뢰
전투는 치열했다. 그리고 그 전투에서 그들은 졌다. 한 사병이 퇴각하는 동료들 사이에 섞여 정해진 곳까지 이동했다. 작은 산봉우이에 다시 전열을 가다듬도록 배치되었다. 산 아래 그들이 잃은 교두보가 빤히 보였다. 숨읋 몰아쉬고, 주위를 돌아보던 그는 절친한 친구 하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. 틀림없이 퇴각해 올 때 뒤쳐져 어딘가에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. 그는 상관에게 호소했다.
“제 친구가 싸움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. 제가 가서 그 친구를 데려오도록 허락해 주십시오”
“허락할 수 없다.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. 죽은 사람 때문에 또 한 사병의 목숨을 위험하게 할 수는 없다.” 장교는 거절했다.
그러나 그는 그 싸움터로 갔고, 얼마 지나지 않아 치명적인 중상을 입은 채 친구의 사체를 메고 왔다.
그 광경을 본 장교가 몹시 화를 내며 말했다.
“죽었을 거라고 했잖아. 난 이제 너희들 둘 다를 잃었다. 그래, 시체 하나를 메고 오기 위해 거기까지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었나?”
그러자 중상을 입고 죽어가는 사병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.
“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. 제가 도착했을 때 이 친구는 아직 숨을 거두지 않았습니다.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습니다. ”난 자네가 올 줄 알고 있었네.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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